최근 가장 화제가 된 광고라면, 단연 아디다스의 엘레나 이신바예바 광고다. 정확히는 엘레나 이신바예바의 아디다스 광고지만, 그렇게 표현할 수 없는 건, 광고를 본 사람들이 아디다스보다 엘레나 이신바예바를 더 많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시작부터 미리 말하지만, 이 광고는 실패한 광고다.

광고쟁이들이 가장 잘 하는 착각 중의 하나는, 광고를 위한 광고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미 여러차례 밝혔지만, 광고는 제품을 위한 광고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멋진 광고라도, 제품의 매출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 하면 실패한 광고다. 전 세계의 기발한 광고들이 모인다는 칸 국제광고영화제의 광고들을 한번 보면, 대다수 실패한 광고라는 걸 눈치챌 수 있다. 엄청 멋있긴 한데, 도대체 이 광고가 무얼 말하는 지 알 수 없는 까닭이다.

최근 아디다스가 스포츠 스타들을 대거 투입하며 제작한 이 연작 광고는, 정말 감동적이고, 뭉클하며, 다큐맨터리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광고를 본 사람들은 즉각 반응하고, 수많은 패러디물이 등장하며, 이 광고 얘기를 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그래서?

 

아디다스의 시장점유율이 획기적으로 증가했을까? 아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서 부동의 1위는 나이키다. 아디다스의 전략은, 이 연작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증가시키겠다는 것이지만, 영리한 소비자들은 이런 이미지-감성형 광고에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이신바예바가 어쨌든 스포츠웨어는 기능성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편하고 가벼운 쪽을 선택할 것이다.

 

스포츠웨어의 광고 전략은 나이키의 성공 신화를 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나이키는, 자사의 스포츠웨어를 착용하면, 마치 스포츠 스타가 되는 것 같은 환상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예가 에어조단이다. 우리가 에어조단을 신는다고 마이클 조단처럼 에어워크를 할 순 없다. 마이클 조단의 신화는, 그의 탁월한 운동신경과 훈련이 만들어낸 것이지, 한낱 20만원짜리 운동화가 만든 게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에어조단을 통해, 마이클 조단이 된다는 환상을 얻는다. 이것이 바로 광고쟁이들이 해야할 일이다.

 

한 가지 더, 최근 나이키의 전략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골프웨어.

 

타이거 우즈를 통해 골프시장에 처음 진입한 나이키는 최근 골프웨어 점유율을 1% 에서 4% 대를 지나 7~8% 대로 확대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PGA 투어에서 입고 나오는 골프웨어나 사용하는 골프채, 골프공이 타이거 우즈의 실력을 대변하진 않는다. 타이거 우즈의 실력은, 조기 영재 교육과 꾸준한 연습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아디다스의 최근 연작 광고는 그런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가? 아니다. 아디다스 제품을 입고(혹은 신고) 장대높이뛰기 세계신기록 보유자가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하는 소비자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즉, 아디다스의 광고쟁이들은 눈물 젖은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려고 했을 뿐, 어디에도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거짓말, 환상을 심어놓지 않았다. 아주 이기적이며, 자기만족에 불과한 광고다.

 

나이키는 광고 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 과정에 스포츠 스타들을 참여시킨다. 광고가 먼저가 아니라 제품이 먼저라는 진리를 알고 있으며, 그 진리 위에 환상이라는 양념을 입힌 것이 바로 나이키다.

 

아디다스의 광고를 보면서 가장 좋아한 사람은 누굴까? 소비자? Nope.

 

바로 나이키 광고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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