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싫으면 그러진 않을거야."
여자는 친구들에게 대답을, 그것도 반드시 긍정적인 대답을 받아내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아니, 싫은 사람이랑 왜 밥을 먹겠어. 그렇지 않아?
싫은 사람이랑 밥 먹으면 체하잖아. 그렇지 않아?"
그녀의 이야기를 정리해보자면, 이렇게 됩니다.
그 남자가 가끔 먼저 전화해서 밥을 먹자고 한다.
근데 내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잘 답장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또 전화가 와서 저녁을 먹자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나면 급히 헤어진다.
그렇지만 나랑 밥먹는게 불편해 보이진 않는다.
근데 내가 요 며칠 전화했을 땐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날 좋아하는 것 같다.
뭔가 석연치 않은 듯한 느낌.
당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 사건과 결론.
친구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대답을 망설이다가 이렇게나 예스를 원하는 그녀가 조금 안쓰럽다 싶어서
한 명씩 긍정적인 대답을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그래. 싫어하는 사람이랑은.. 밥 잘 안 먹지."
한 친구가 말하자 다른 친구도 맞장구.
"저, 맞아. 야 불편한 사람하고 먹느니 그냥 혼자 먹지."
두 친구의 대답에 얼굴이 밝아지려던 그녀.
하지만 어딜가나 꼭 입바른 소릴 하는 사람은 있는 법.
나머지 한 친구가 엄청 못마땅한 얼굴로 한마디를 보태고 맙니다.
"야, 근데 너- 싫어하지 않는 거랑.. 좋아하는 게 다른 건 알고 있지?
아니, 야 얘기가 그렇잖아. 자기 필요할 때만 불러내는 거 같은데. 아닌가?"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듣고 싶은 대답은 아니었기에
여자는 금방 기가 죽은 얼굴이 됩니다.
"그렇지? 좋아하는 거 같진 않지?
아휴, 그럼 어떻게 해야되나. 난 너무 좋은데."
마음이 약한 두 친구가 할 말을 못 찾는 사이
입 바른 친구가 다시 말을 꺼냅니다.
"뭘 어떻게 해 어떻게 해, 그냥 있어야지.
너 절대 먼저 전화하지 말고, 절대 좋아하는 티 내지 말고.
그리고 왠만하면.. 좀 좋아하지 말고.
괜히 나중에 혼자 밥 먹으면서 울지 말고. 어?"
그 말을 듣고 잠시 고개를 떨궜던 그녀.
그 남자에 대해 생각하는지 입을 조그맣게 오므렸다가 풉풉- 소리도 냈다가, 다시 입술을 꼭 물었다가.
그러다가 말합니다.
난데없이 바보스럽게 웃어보이며.
"히- 근데 그 사람 밥 먹을 때, 입가에 여기저기 막 묻히고 먹는다. 힛-"
-
누군가가 좋아질 때, 우리는 이미 걱정을 합니다.
'이러다 다시 혼자 되면 어떻게 하지..'
근데 누군가 막 좋아질 때 우린 이미 작정을 하죠.
'이러다가 다시 혼자가 되도 좋아. 어쩌라고.'
다시.. 뻥- 하고 축구공 처럼 차인다고 해도 지금은 또...
사랑을 말하다‥
07. 07. 17
스무살 피부 슈즈붐 아쿠아블루 스쿨2001 그녀의 방 레이지본 행복한 땡글이 추억저장소 일상은 카메라모드 그린벤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