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각형과 정육각형의 오묘한 조화

모든 면이 합동인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지고, 꼭지점에서 만나는 면의 개수가 같은 다면체를 정다면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주사위는 4면이 합동인 정사각형 6 개가 모여 만들어진 정육면체입니다. 그렇다면 축구공은 어떤 모양인지 알고 계시나요? 아마 관찰력이 있는 친구라면, 정오각형 조각 12 개와 정육각형 조각 20 개를 이어 만들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축구공은 정이십면체를 응용한 것인데, 우선 정이십면체의 면을 정육각형 20 개로 만들고, 각 육각형이 만나는 꼭지점 12 개에 정오각형을 집어 넣으면 축구공 모양을 갖추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32 면체는 자연상에서 매우 안정된 구조입니다. 그 모양은 현미경에서나 볼 수 있는 원자 구조에서부터 대형 구조물에 이르기까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크로토ㆍ스몰리ㆍ컬 등의 과학자들은 순수 탄소 원자들의 배열에 대해 연구하다가, 탄소 원자 60 개를 축구공의 각 꼭지점 위치에 놓이는 형태로 결합시켜 보았더니 매우 안정된 구조를 이루게 됨을 발견하였습니다.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도 잘 견디는 안정된 구조인 이 물질은 공업용으로 그 이용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인정되어 1996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구조와 안정성은 대형 건축물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구조물 내부에 기둥이 없도록 지어야 하는 실내 체육관이나 전시회장에서 이 모양을 응용하여 건축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피버노바가 나올 때까지

축구공은 32 개의 가죽 조각을 약 1620 회 바느질을 통해 한 조각, 한 조각 이어 제작합니다. 또한 겉표면은 방수 및 공기 마찰을 줄이기 위한 특수 물질을 6 회 정도 덧칠 합니다. 국제 축구 연맹(FIFA)에서는 월드컵 대회 때마다 새로운 공식 축구공을 선보입니다. 매 대회마다 축구공 겉면의 재질, 방수성, 땅에서 튀는 정도, 슈팅했을 때 정확히 날아가는 정도, 공의 회전력, 디자인 등을 고려하여 선수들의 실력을 100 % 발휘할 수 있는 축구공이 사용됩니다.

국제 축구 연맹의 최초 공인구인 '텔스타'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그 이후 2002 한ㆍ일 월드컵의 공인구인 '피버노바(찬란히 빛나는 스타들의 열기라는 뜻)'가 나오기까지 축구공은 계속된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선 가죽공에 폴리우레탄을 결합시킨 '탱고'라는 공인구가 사용되었는데, 이 공은 완전 방수가 될 뿐만 아니라 탄력과 회전력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후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선 100 % 인조 가죽공인 '아즈테카'가 선보였으며,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에트루스코 유니코'가 사용되었습니다.

1994년 대회 이후에는 축구공 안에 미세 공기층을 포함한 폴리우레탄 합성 수지를 넣어 공의 반발력을 높였습니다. 선수가 공을 차면 공표면은 수축이 되고, 공 내부의 압력은 증가하게 됩니다. 공 안의 압력이 최대에 이르면 공기는 밖으로 빠져 나가려고 하며, 공 모양은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려고 하는데, 이를 '반발력'이라고 합니다.

이 반발력으로 인해 공은 가속이 붙어 날아가는 것입니다.

2002년 공인구인 '피버노바'는, 35 m 떨어진 곳에 놓인 다른 공을 맞추는 로봇 실험에서 99.9 %의 성공률을 보일 정도로 정확도가 높아졌고, 같은 강도로 슈팅할 때 이전의 공보다 30 cm 이상 더 날아갑니다. 또 드리블하는 선수가 공의 진행 방향을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성능이 개선되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차는 축구공에도 이처럼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정원선ㆍ과학문화재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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